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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의 종착점은 영성이다.(1/2)-이어령
작성자 구자춘 등록일 2019-10-20 21:24:17 조회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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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빅뱅처럼 모든것이 폭팔하는 그런 꿈을 꾸곤한다. 너무나 눈이 부셔서 볼수없는 어둠. 혹은 터널끝에 보이는 점같은 빛. 그러나 역시 대부분이 악몽이다. 죽음이 내 곁에 누워있다간 느낌이 들곤한다. 시계를 보면 4시44분 44초일때가 있다. 동트기전, 밤도 아니고, 새벽도 아닌 시간이다. 그 시간이 여간 괴로운것이 아니다. 나이가 들면서 섬특한 것은 죽음이 아니라, 혼자라는 것이다. 누구도 그 길에 동행하지 못한다는 외로움이다. 다행이, 그때 새롭게 깨달아지는 것이 있다.  젊은시절 인식이 팽팽할때엔 모든것이 선물이었다는 것을 미처 몰랐던 것이다. 지금 생각하니, 내 집도, 내 자녀도, 내 책도, 모두 선물이었다. 내가 울면 다가와서 등을 두르려주던 어른처럼 말이다. 내가 벌어서 내돈으로 산것이 아니었다. 우주에서 선물로 받은 이 생명처럼, 내가 내 힘으로 이뤘다고 생각한것이  다 선물이었다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 

87년간 살면서, 산소도, 바다도, 별도, 꽃도, 그 모든것이 공짜로 받아 큰 부를 누렸다. 요즘엔 생일케잌이 왜 그리 예뻐보이는지 모르겠다. 그것을 사가는 사람은 다 아름답게 보인다. 내가 말하는 생명자본도 어려운것이 아니다. 자기가 먹을 빵을 생일케잌으로 바꿔주는 것이다. 내가 사주면, 또 남이 사준다. 그것이 선물이다. 그러려면, 공감이 중요하다. 공의가 아니라 공감이 먼저다. 우리는 마르크스의 상품경제 시대를 지나, 이미 멀리와 있다. AI시대엔 생산량이 이미 오버다. 물질이 자본이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공감이 가장 큰 자본이다. BTS를 보려고, 왜 서양인들이 텐트를 치고 노숙을 하겠나? 아름다운 소리를 쫒아 온것이다. 그것이 물건 장사인가? 마음 장사인것이다.  돈으로 살수없는 삶의 즐거움. 공감이 사람을 불러모든 것이다.

그리스 사람들은 진실의 반대가 허위가 아니라, 망각이라고 생각했다. 요즘 거짓말하는 사람들은 과거를 잊고 사는 것이다. 자기가 한 일을 망각의 포장으로 덮으니,  어리석은 것이다. 부디 덮어놓고 살지 말기 바란다.


옛날엔 약하여 욥과같은 시험이 들지 말게 해달라고 기도를 했다. 지금은 병을 고쳐달라는 기도는 안한다. 역사적적으로 부활의 기적은 예수님 한분 뿐이었다. 나의 기도는 어느날 문득 눈뜨지 않게 해 주소서이다.  내가 갈피를 넘기던 책, 내가 쓰던 차가운 컴퓨터, 그 일상에 둘러쌓여 눈을 감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창을 열면 차가워진 산소가 내 폐속 깊숙히 들어온다. 이 한 호흡이 얼마나 큰 은총인지 느끼곤한다. 지성의 종착점은 영성이다. 지성은 자기가 한것이지만만, 영성은 오로지 받았다는 깨달음이다. 죽음의 형상이 검은 옷을 입은 저승사자로 올지, 온갖 유튜브를 휘감은 침상의 환자로 올지 나는 모른다. 내가 느끼는 죽음은 마른 대지를 적시는 소낙비나, 조용히 떨어지는 단풍잎같다고 느껴진다.  겨울이 오고있구나. 죽음이 계절처럼 오고있구나. 그러니, 내가 받았던 빛나는 선물을 돌려주려고 한다. 침대에서 깨어나자마자, 눈을 맞추던 식구, 정원에서 울던 새, 어김없이 피던 꽃들.... 원래 내것이 아니었으니, 돌려 보낸다. 한국말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죽는다고 하지 않고, 돌아간다고 한다. 애초에 있었던 그 자리로, 나는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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