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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유, 내게는 왜 부담인가-백성호
작성자 구자춘 등록일 2019-11-12 22:23:58 조회수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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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라고 말했을때 우선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소유"이다. 정작, 무소유가 무언가?하고 물어보면 망설인다. 재산도, 가족도, 명예도 모두 버리고 떠나는 거다. 산속으로 들어가서 나는 자연인이다라고 선언한채 살아가는 거다. 혹은 내가 가진걸 모두 내려놓고 검소하게 사는거다. 아무런 소유물 없이 구름처럼 사는거다. 나그네의 삶처럼사는 거다.  사람마다 대답은 각각 다르다. 공통점이 하나있다.물질적으로 점점 가난해 지는 삶이다. 사람들에게 정말 그런 삶을 갈망하느냐?고 물으면 고개를 젓는다. 현실적으로 경제적인 궁핍은 부담스러우니까다. 그래서 무소유는 결국 "가까히 하기엔 너무나 먼 당신"이 되고만다. 나의 일상생활에서 무소유는 동경이 아니라, 거부의 대상이 되고만다. 정말 그렇게 부담스러운 무소유라면 왜, 불교에서 그토록 무소유를 부르짖을까?


예수님도 무소유를 설파했다.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는것보다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것이 더 쉽다라고. 성경에서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는것을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에 비유했는데, 부자는 악인이란 말인가? 세상에는 마음착한 부자도 있고, 마음 나쁜 거지도 있다. 가령 이웃에게 많은 것을 베풀고, 어려운 사람들을 아낌없이 돕는 억만장자가 있다고 치자. 그런 사람역시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같이 어려울까? 그건 아닐것이다. 그럼 예수는 왜 부자가 천국에 가는것이 어렵다고 했을까? 예수가 말한 부자는 과연 무슨 뜻일까?


무소유라는 세글자를 가만히 들여다봐라. 무.소.유. 순서대로 풀이하면, "무의 처소가 유다." 다시말해 "없음이 있음속에 있다."가 된다. 이번에는 거꾸러 읽어본다. 유.소.무., "유의 처소가 무다." 풀어보면 "있음이 없음속에 있다." 2600년전 인도의 석가모니 붓다도 "무소유"를 설파했다. 그는 없음이 있음속에 있다를 "공즉시색"이라고 표현했다. "있음이 없음속에 있다"는 뭐라고 말했나? "색즉시공"라고 말했다. 정리하면, 무소유=공즉시색, 유소유=색즉시공이 된다. 


사람들은 무소유하면 물건이 많은가, 적은가부터 생각한다. 자동차가 한댄가, 두대인가. 돈이 많은가, 적은가. 집이 큰가, 작은가로 따진다. 삶은 결국 경쟁이다.  학교에서도, 직장에서도, 사회에서도 모두 경쟁하며 살고있다. 무언가를 거머쥐고 달려야 한다. 그래서 소유욕이 필요하다. 그것도 없이 어떻게 상대를 이기고 제압할수있나? 소유욕이 없다면 이 험난한 경쟁사회를 어떻게 헤쳐나갈수 있나? 그래서 내린 결론이다. 무소유는 정말 도인이나, 성자의 일이지, 나와는 상관없는 말이다. 스포츠 선수들을 보라. 그들은 바로 결과가 나오는 경쟁무대에 노출된다. 그런데 감독이나 코치는 엉뚱한 말을 한다. 몸에 힘을 빼라고 한다. 긴장을 풀라고 한다. 왜 그럴까? 몸에 힘이 들어가는 본질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마음에 힘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승리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결국 나의 소유욕으로 인해, 내안의 에너를 다 뽑아낼수 없게된다. 


우리의 삶도 그렇다. 마음으로 무언가를 꽈~악 붙들고 있다면 긴장을 하게된다.  힘이 들어가게 마련이다. 힘이 들어가니깐 동시에 우리의 하루도 경직되고, 우리의 일도 막히고, 우리의 삶도 뻣뻣해진다. 대상은 물질적 재산뿐만 아니다. 과거의 뼈아픈 상처, 현재의 욕망, 미래의 불확실성등이 내 마음을 꽈~악 틀어쥐고 있다면 그것이 바로 "소유의 삶"이 되는 것이다. 바로 그때 우리는 부자가 되는 것이다. 불교에서 말하는 무소유는 집착에대한 무소유이다. 성경에서 말하는 부자의 기준도 "재산의 총액"이 아니라, "집착의 총액"을 뜻한다. 집착이 클수록 바늘 구멍은 좁아지고, 집착이 적을수록 바늘 구멍은 넓어진다. 집착이 많을수록 천국의 문이 좁아지고, 집착이 적을수록 천국의 문은 넓어진다. 무소유의 사람은 물질의 창고가 비어있는 사람이 아니라, 마음의 창고가 비어있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무소유는 모든것을 내려놓고, 모든것을 포기하는 일이 아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것이 아니다. 꽉 틀어쥔 집착의 손아귀를 풀고서, 경쾌하고 자유롭고 적극적으로 삶의 스윙을 하는 일이다. 왜냐고? 그럴때 일이 잘풀리기 때문이다. 그럴때 내안의 에너지가 막힘없이 분출되는 법이니까. 그러니, 무소유는 산속에 숨어 사는 수도자에게 필요한게 아니라, 번잡한 일상을 헤쳐나가는 우리에게 더 필요한 것이다. 소유의 파워보다, 무소유의 파워가 더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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