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바드 대학에서 신학교수직을 사임하고, 지난 2년동안 정신지체부자유자들 치유기관인 카나다, 토론토에 있는 L'Arche (노아의 방주) 공동체에서 사역을 시작했다. 세계 각국에서 온 의사, 정신과 치료사, 행동관리연구사, social worker, 물리치료사들과 함께 정신지체 부자유자들 치유를 위한 사역에 참여했다. 이런 공동체의 원생들에게서 우리가 그토록 찾고있었던 그리스도의 평화를 어떻게 발견할수 있었을까?
나에게는 아담이라는 25살의 청년이 맡겨졌다. 아담은 원생중 가장 약해보였다. 말을 못했고, 옷을 혼자 입을수도, 벗을수도 없었으며, 혼자서 걸을수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혼자서 밥을 먹을수도 없었다. 웃지도, 울지도 못했을뿐만 아니라, 가끔 눈만 마주치곤 했을 뿐이다. 등은 일그러져있었으며, 다리는 걸을때 안쪽으로 매우 꼬여있었다. 여기에 심한 간질병을 앓고있었다. 아담을 잠에서 깨우는데 한시간 반이상이 걸렸으며, 약을 먹이고, 옷을 벗기고, 입히고, 휠체어에 태우고 식당에가서 음식을 먹이고, 다시 돌아오는데 거의 하루종일 걸렸다. 하루 24시간 보살핌이 필요한 원생이었다. 이 세상에 태어나지 말았어야할 존재로까지 생각되었을 만큼, 심각한 지체부자유자인 아담은 몇달이 지나면서, 나의 친한 동료로 변하기 시작하였다. 나의 두려움도 없어져가면서 그안에 새로운 부드러움과 애정이 싹트기 시작했다. 아담에게 쏟는 시간에 비교하면, 다른 사역은 지루하기 조차 한것으로 느껴졌다.
아담과 함께 오래있을수록 그가 나와는 흉허물없는 인생의 동반자이며, 책이나 학교에서 배울수 없는 더 깊은 무엇을 깨닫게 되었다.
지난 삶을 되돌아 보니, 나는 학교에서 신학을 가르쳤던 학업성과에 의해서 평가받는 삶을 살아왔다. 내가 받은 학위와 상급을 바탕으로 경력을 더 쌓아올리며 인정받기위한 삶이었다. 동료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 좀더 많은 성공과 명성을 누리기 위해 노력해왔다. 동료교수보다 더 나은 지위를 얻기위한 열망으로 상대방을 경쟁자로 보지 않을수 없었으며, 때로는 의심, 질투, 불평, 복수의 대상으로까지 느낀적도 있었다. 그러나, 숨쉬는 것조차 버거워하는 아담과 함께 있을수록 나의 과거 인생역정이 얼마나 가치가 있었던 것인지 자괴감을 느끼게 되었다.
아담은 나에게 동료인간으로써, 우정을 형성, 유지, 발전시켜주는 것은 정신이 아닌, 가슴인것을 깨우쳐 주었다. 즉, 이성적인 사고의 능력이 아닌, 사랑의 힘이란 것을 계속적으로 깨우쳐주었다. 정신은 무엇을 이해하고, 문제를 파악하고, 본질의 차이점을 분별하고, 삶의 신비를 풀어주는 것이라면, 가슴에는 하나님의 비밀스러운 선물인 신뢰, 희망, 사랑이 숨겨져있는 곳임을 알게되었다. 우리는 각각 다른 하나님의 자녀들이지만, 서로를 보담으며 친밀한 관계로 이끌어 들이는 것은 우리의 가슴인것을 알게되었다. 우리의 정신이 기능을 발휘하기 훨씬 전부터, 가슴은 이미 인간관계에서의 신뢰를 형성해 왔다는 확신을 갖게되었다. 사람들은 가끔 영적인 의식은 육신의 생물학적인 발달과 함께, 감성적이고 지적인 개발이 어느정도 성숙되어진후, 온다고 생각해왔었지만, 내 경험으로는 하나님의 사랑의 영은 우리들이 걷게되고, 느끼고, 이야기하기 훨씬 전부터 이미 우리안에 형성되어진다는 확신을 갖게되었다.
아담이 공동체안에서도 마음의 평화를 가질수 있었던 가장 명백한 이유는 "무엇을 하고있다. (Doing)" 는 것보다는 "존재(Being)"자체가 더 근본이라는 것이 가슴속에 충만하였기 때문이었다. L'Arche에서 내가 받았던 가장 인상적인 것은 그들은 우리모두를 포함해서 한 가족으로 바라보며, 그중에서 가장 심각한 핸디캪을 가진 사람이 모든 구성원의 중심이 된다는 것이었다. 당연히, 우리 모두중에서 가장 연약한 아담이 우리모두의 진정한 조정자(peacemaker)가 되었다. 하나님의 방법이 얼마나 신비스러운지를 다시한번 깨닫게 되었다. "하나님께서는 지혜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시려고 세상의 어리석은 것들을 택하셨으며,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시려고 세상의 약한 걷들을 택하셨읍니다. 하나님께서는 세상에서 비천한 것들과 멸시받는 것들을 택하셨으니, 곧 잘났다고하는 것들을 없애시려고 아무것도 아닌 것들을 택하셨읍니다."(고전1:27-28).
성년이 된후, 나는 이 세상에서 혼자의 힘으로 무엇을 할수 있었음으로 보여주고저 노력해왔으며, 나의 고독한 길에서 나를 도와줄 사람만 필요했었다. 그리고, 나를 도와줬던 모든 사람들 조사, 결과적으로 그들 스스로의 길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 강해지고, 독립적이며, 창조적인 삶을 살기위해 서로의 필요를 위해, 결과적으로 나을 도와줬던 것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동시에 중앙에있는 의자에 앉아서 자신의 초상화가 그려지기를 원한다면 과연 그려질수 있을까? 모든 교인들이 오직 자신만의 탑을 세우려고만 한다면 어떻게 아름다운 교회를 세울수 있을까? 모든 사람들이 생일케잌에 촛불만 켜려고 한다면, 누가 빵을 굽겠는가? 모든 사람들이 최종적인 조정자가 되기위해 싸운다면 과연 평화가 거기에 올것인가?
아담은 이 세상에서 찾아보기 힘든 평화를 누렸고, 그 평화를 나에게 점점 안겨주었다. 그 평화는 치열한 경쟁이나, 힘든 노력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닌, 단순히 서로가 함께 존재해 있다는 것에 뿌리를 둔것이었다. 그 평화는 하나님의 첫사랑을 이야기 하는 평화, 약한자들과의 친교로 이루워진 공동체의 이념에서 생겨난 것이었다. 우리들은 나이를 먹어갈수록 기다리고 기다리던 마음의 평화가 오지 않음을 경험하고 실망할때가 있다. 마음속에있는 냉혹함, 쓴뿌리, 불만등이자라나며, 평화를 기다리던 마음을 거두고저하는 사탄의 유혹에 쉽게 빠지게 된다. 아담이 주는 평화는 이 어두운 세상을 걸어나가는데, 필요한 작은 빛만을 조용히 비춰주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나는 여러분들에게 우리게게 주어진 삶을 평화로운 마음을 가지고, 이어나가라고 감히 충언할수 있다. 그 평화는 결코 이 세상에서오지 않음을 잊지 말기 바란다. 전쟁의 광폭한 소리와, 인간 잔인성의 감각적인 표현에 여러분 자신의 목표가 결코 쉽게 흐트러지지 않기를 당부한다. 티브나, 영화들은 우리들을 무감각하게 만들어 낸다. 평화를 갈망하는 마음속의 진정한 욕구를 결코 충족시켜주지 못한다. 그것은 마음 속의 평화와 정반대가되는 부끄러움과, 죄의식, 무기력함만을 심어준다.
돌을 빵으로 만들수 있고, 높은데서 뛰어내릴때 구할수 있는 하나님의 능력을 시험하라는 사탄의 유혹을 거절한 예수님에게 초점을 집중하기 바란다. 그분은 "마음이 간난한 자는 복이있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의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은 복이있다. 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복이있다. 그들이 하나님을 볼것이다. 너희가 나때문에 모욕을 당하고, 박해를 받고, 터무니 없는 말로 온갖 비난을 받으면 복이있다." (마태5:3-11). 라고 말씀하셨다. 그분은 상처와, 병마로, 약해져 걸을수 없고, 눈이 멀어 앞을 볼수없이 멸시받으며 홀로죽어가는 한마리의 양을 용서하고 북돋우신다.
약한 자를 위해 약해지고, 가난한 자를 위해 가난해 지고, 거절당한 자를 위해 거절당한 그분에게 초점을 맞추기 바란다. 그는 이 세상의 모든 평화의 원천이시다. 이 세상의 평화는 어디에서 찾을수 있을까? 대답은 명확하다. 오직, 약하고 낮은 곳에서다. 무엇보다도, 내 자신의 약함속에서, 가슴이 완전히 깨어져 버린 곳에, 가장 불안정한 곳에, 가장 깊은 고뇌중에, 가장 큰 두려움속에 바로 그곳에 있는 것이다. 왜, 거기에 있을까? 바로 그곳, 그 순간은 우리들이 세상을 지배하고 활용할수있는 유용한 방법 모두가 이미 우리에게서 떠 내려갔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이미 다 떠내려 간 상태, 그 순간에도, 그곳에서 우리에 대한 부름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그때, 우리들이 가장 취약한 상태에 있을때, 이 세상에 감춰져있던 평화는 더 이상 감춰져있지 않고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주: 아담 아멧은 1996. 2. 13일, 34살의 나이로 소천했다. 아담이 소천하기 직전, 헨리 나우웬은 안식년 여행중이었는데, 아담이 위급하다는 소식을 받고, 급거, 카나다, 토론토에 들어와서, 아담의 병상에서 그의 부모와 친지들이 모여있는 자리에서 아담의 손을 잡고, 그의 마지막 삶의 여정에 함께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