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속담에 '만장일치는 위법이다.' 라는 말이 있다.  사람이 많으면 그만큼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다. 교회에서 회의를 통해서 제안받은 안건을 심의하는 경우, 반대하는 의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그 안건을 찬찬히 검토한 뒤에 확고한 근거를 가지고 반대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대부분의 사람은 그 안에 대한 발표자의 태도, 말투, 성격, 평소의 친분 관계에 따라서 자기 의견을 나타내게 된다.  어떤 경우는 제안자에 대해 반발심으로 반대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제안자 입장에서는 대부분의 사람을 평소에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회의 분위기가 부정적으로 흘러갔던 경험이 있는 제안자의 경우 표현하는 방법, 설득하는 방법, 발언에 대해서도 분명히 고심하고 자신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회의 진행중 부정적인 분위기가 심화되면, 제안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제안한 안건에 대해 회의 참석자들을 설득하기 위하여 보충 설명을 장황하게 계속 하다 보면, 주제와 동 떨어진 설명으로 회의분위기가 산만해 지기 마련이다. 결과적으로 바쁜 사람들을 모아 놓고 시간만 낭비하는 꼴이 된다. 제안자는 항상 간단, 명료하게 그 내용을 설명할 수 있도록, 제안 내용을 완전히 파악해야 할 뿐만 아니라, 사전에 나올 지도 모르는 예상되는 의견에 대해서도 미리 답변 자료를  준비 해야 한다.

교회의 모임은 주일 예배 후, 교회에서 갖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부부가 각각 다른 사역을 맡아하기 때문에 부부중 한 사람만 회의에 참석하고, 나머지 한 사람과 자녀들은 외부에서 기다리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 회의 인도자는 주제를 선택과 집중을 통하여 엄선하여 부의하고,  효율적인 회의 운영으로 시간 낭비 없이 진행하려는 모습을 보여 주어 참석자들의 부담감을 덜어줘야 한다.  회의가 자주 있고, 오래하는 조직일 수록 산만하게 운영되고 있음을 보여주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심의 내용 자체보다도 제안하는 사람과 자기와의 친밀관계 여부 등으로 찬성, 또는 반대를 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반대는 하되, 딱 부러지는 대안은 내 놓지 못하는 것이 대부분의 경우이다. 전에 있었던 교회에서 목사님은 회의 진행중, 지혜를 발휘해서 가끔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니면 그냥 받아 들이자.'는 의견을 내면서 다음 토의 안건으로 부드럽게 넘어가곤 했었다.

분쟁이 잦은 교회에서는 찬양대의 피아노 위치가 강대상 왼쪽에 있어야 하느냐, 오른쪽에 있어야 하는 문제로 신도들이 오랫동안 두 패로 갈라져 싸웠다는 것은 아마도 반대를 위한 반대 모임의 극단적인 사례가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