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크리스마스 (12. 17. 23)

어릴 때는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좋은 줄 알았습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라는 노래를 즐겁게 불렀고 또 이 노래를 열심히 하다가 보면 하늘이 도와주어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되게 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점점 나이가 들고 가장이 되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눈이 많이 오면 철없이 밖에 나간 아이들 걱정이 앞 서게 되고 집 마당에 잔뜩 쌓인 눈을 치워야 하는 등 아버지로서 할 일도 많아진다는 것을 알게 된 후부터는 그런 낭만적인 생각이 현실적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아니라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원하게 되었습니다.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원하게 된 것은 단지, 밖에 눈이 오지 않아서 걱정할 일이 없고 눈을 치워야 하는 귀찮은 일을 염두해 둔 것만은 아닙니다. 

사랑하는 가족들이 한 집에 모여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고 선물도 교환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갖는 것 뿐만 아니라 진짜 축하 받아야 하고 감사의 대상이신 예수님을 기뻐하면서 예수님에 대한 이야기 꽃을 피우는 그런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성탄주일은 교회적으로는 다음 주일 24일에 다함께 모여 성탄예배를 간단히 드리고 2부 순서로는 선물교환과 게임 등으로 예수님의 탄생을 함께 기뻐하고 성탄 찬양도 하면서 축하하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그러나 한 가지 더 바라는 것은 25일에는 가족들이 좀 낯설기도 하겠지만 “가족목장”을 하는 첫 날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이민자로서 가족이 다함께 모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런 경우는 목자목녀님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한 가족으로서 목원들과 함께 가족목장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뜻이 맞는다면 목장을 넘어 두 가정씩이라도 함께 모여 “가족목장”을 할 수 도 있을 것입니다. 

처음 시도해 보는 것이라 좀 서툰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모두가 같은 상황이 아니라 “가족목장”이라는 셋팅이 불편하게 느껴질 수 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한번 해 보십시다. 중요한 것은 이번 크리스마스는 이 땅에 평화를 가져오신 예수님의 뜻을 따라 온 가족 안에서 용서와 사랑과 평화가 회복되고 예수님을 주인으로 모시는 가족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기대합니다.